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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

[인터뷰] 조한준 조한준건축사사무소 소장

“패시브하우스 설계 구현 시
정성적‧정량적 요소 고려 필요”
열회수 환기장치 활용 실내 공기질 관리해야
열교차단 방지 목적 구조체‧열교차단재 중요

조한준 조한준건축사사무소 소장은 한국건축가협회(KIA) 정회원이며 대한건축사협회(KIRA) 등록 건축사다. 국내 중소 규모, 대형 건축사사무소 등을 거치며 오랜 기간 다양한 건축설계 실무경험을 축적해 왔다. 지난 2021년 제주도 협재리 단독주택 ‘봄을 보는 집’과 경기 양평군 중원리에 위치한 단독주택 ‘숨’ 역시 조한준 소장이 설계한 대표적인 패시브하우스 건축물이다. 여러 건축사사무소를 거치며 중‧대형 규모의 건축물을 다수 설계했지만 패시브하우스처럼 소규모 건축설계에 대한 열망으로 자신의 뜻을 펼쳐보고자 지난 2011년 스튜디오 더함을 시작으로 개인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 

조한준 소장은 그 누구보다 다양한 건축설계 경험과 노하우 등을 통해 건축주, 시공사, 건축가 등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 관계 설정에 많은 관심과 고민을 한다. 조한준 소장을 만나 지금까지 겪은 풍부한 설계 경험을 토대로 패시브하우스 설계 시 난제 및 극복 방안, 열교설계가 중요한 이유 등에 대해 들어봤다. 

패시브하우스 설계 시 난제와 극복 방안은
패시브주택에 대한 예비 건축주나 일반인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술자료가 온라인에서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건강한 집짓기를 희망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 또한 어느 정도 상식선에서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단독주택을 짓는 사람들의 요구사항 중에는 패시브 인증을 구현하기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형태의 주거환경을 벗어나는 기회이기 때문에 단독주택 안에서만큼은 단순한 주거생활뿐만 아니라 휴식과 오락, 집안에서만 있어도 하루 일과가 풍요로울 수 있는 주택 내부가 되기를 꿈꾼다.
 
외피면적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세장한 형태의 주택 또는 중정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 넓고 커다란 창을 통한 개방감 화보, 2층 테라스 조성을 위한 평지붕, 이외 집이 지어질 대지의 주변환경을 고려한 설계 등 주택을 짓기 위한 건축주의 중요한 목표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아이러니하게 소파가구 회사들은 사상 최대 매출기록을 달성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한동안 주춤했던 캠핑열풍이 들끓기도 했다. 설계를 진행하다보면 과거보다 집이 조금 더 커지고 있는데 이러한 활동들이 주택에서 다양하게 반영되길 희망하는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집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다양한 환경을 반영하면 패시브 인증기준을 맞추기가 점점 더 까다로워지며 공사비가 상승하게 된다.

설계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중간중간 건축주에게 설명해야 하고 조율을 해야하는 과정이 어렵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과정이기도 하다. 건축주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돕는 역할 또한 설계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열교설계가 중요한 이유는 
집의 구조와 상관없이 구조체는 한겨울에 사람이 내복을 입듯이 단열재를 빠짐없이 입어야 한다. 한겨울에 방한복을 입고 있더라도 구멍난 장갑을 끼우고 있으면 사람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전혀 다르게 될 것이다. 좀더 따뜻하게 하기 위해 목도리를 두르고 두꺼운 양말에 방한화를 신는 것도 같은 이유다.

단열재라는 자재는 외기온도가 집 내부로 전달되지 않게 완벽히 차단하는 것이 아니다. 낮은 열전도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부온도가 구조체를 통해 내부로 전달되는 시간을 오랜 시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이스박스에 넣어둔 얼음이 오랜 시간 유지되는 이치와 같다.

하지만 아이스박스의 단열에 구멍이나 손상된 부위가 있을 경우 얼음 유지시간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건물의 열교부위는 이와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뿐만 아니라 실내 상대습도에 따라 열교부위 내 결로가 발생하기 때문에 패시브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열교부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하거나 불가피하게 구조체를 매달을 경우 구조용 열교차단재 등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습도조절도 관건인데 
우리나라의 실내 습도는 계절마다 차이가 있다. 여름철에는 외부 습도가 실내보다 높지만 겨울철에는 실내 습도가 외부보다 더 높다. 여름철 환기를 위해 창을 열어두게 되면 외부 습도가 실내로 유입되기 때문에 습도가 높아진다. 또한 실내 냉방에너지 부하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하게 된다. 겨울철에는 환기를 통해 창을 열어두면 환기와 습도를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난방에너지 부하량이 높아지기 떄문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결국 열회수 환기장치를 통한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열회수 환기장치의 특성이나 종류에 따라 실내의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그러나 기밀성능이 담보되지 않으면 열회수 환기장치의 효율도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패시브주택의 기본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향후 설계 트렌드는 
패시브주택은 저에너지주택뿐만 아니라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고기밀, 고단열의 주택환경에서 수반되는 실내환경에 대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통해 좀 더 쾌적한 체감온도와 환경을 구현하는 트렌드로 변화할 것이다.   

난방의 경우 바닥난방(복사난방)이 보편적이지만 냉방의 경우에는 공기를 열이동매체로 하는 대류냉방방식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이 경우 국소적인 과냉각이 발생되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쾌적하고 균일한 체감온도를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밖에 실내기의 소음발생이나 실내기 관리를 못할 경우 오염도가 증가하게 되며 소비전력량이 높아지기 때문에 향후 패시브하우스 설계 시 복사냉방시스템의 적극적인 도입이 일반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패시브하우스 설계 관련 하고 싶은 말은 
다양한 자재회사가 홍보하는 성능의 초점이 패시브주택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 신축 시 사용되는 창호나 단열재의 두께, 환기설비 등 많은 예비 건축주들이 패시브주택 성능을 추구하고 있다.

다만 이는 정성적 측면에서 패시브하우스에 필요 사양들의 나열일 뿐이다.

단지 열관류율과 기밀성능이 우수한 창을 사용한다고 패시브주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열재 두께를 키우거나 열회수 환기장치를 사용했다고 패시브 주택 성능이 구현되지는 않는다. 

집이 지어져야 할 지역의 기후나 주위 환경에 따른 방향, 배치, 건축물의 형태, 기밀성능을 구현하기 위한 디테일의 반영, 그리고 자재들의 성능 등을 정량적 데이터를 근거로 한 성능지표가 산정돼야 한다.

또한 시공 시 이러한 내용들이 빠짐없이 반영돼 구현됐을 때 패시브주택이 실현될 수 있다. 패시브주택을 짓기로 마음먹었다면 데이터에 근거한 정량적 설계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