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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정상천 지역난방공사 사업본부장

“재생E 출력제한 해소 ‘P2H’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 핵심”
송응성 강점 전극보일러 활용… 무탄소 열생산


지역난방공사는 분산에너지법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은 더욱 효율화하면서도 기존 집단에너지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융복합 신사업의 일종인 전력과 열부문 섹터커플링 P2H(Power to Heat)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발주한 시범사업 수주에 앞장서온 정상천 지역난방공사 사업본부장을 만나봤다. 


■ 지역난방공사는 어떤 기업인가

한난은 분산형 전원으로서 집단에너지공급 확대 및 합리적 운영을 통해 에너지절약과 환경 개선에 이바지하고 국민 생활의 편익을 증진시키고자 집단에너지사업법에 의거해 1985년 11월 설립도됐다. 


경제적인 에너지공급시스템인 열병합발전소 등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친환경·고효율·저탄소 에너지’인 지역냉난방을 확대 공급함으로써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다양한 규모의 열병합발전소와 신재생설비를 포함한 2,424MW의 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2,000km(2열, 공급·회수관) 이상 열수송관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해 타 발전방식대비 효율이 30%p 높은 열병합발전을 중심으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해 전국 약 170만호 이상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으며 전력수요가 높은 파주, 화성, 동탄, 강남, 판교, 광교, 수원 등 전력 자립률이 낮은 서울 및 경기 수도권과 주요 대도시인 대구, 청주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최종 소비자에게 전기를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구역전기사업을 위해 고양삼송지구, 동남권유통단지, 상암2지구 등에 분산형 열병합발전소와 배전시설을 건설해 운영 중이다. 구역전기사업 수행 이후 국내 최대 구역전기사업자로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신기후변화 체제의 마이크로 그리드 연계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 열에너지 필요성은 

열에너지는 냉방, 난방, 급탕, 취사 등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에너지이며 다양한 산업공정 및 건물, 농축수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종에너지소비에서 열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1%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8년대비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확정했으며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열부문에서 탈탄소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당면과제다. 특히 화석연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열에너지의 화석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단순히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안보를 강건하게 하기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러-우크라 사태로 심각한 에너지가격 폭등을 겪은 독일의 경우 최종에너지소비량의 22%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플랜트 공정열을 전기보일러와 히트펌프를 활용해 2030년까지 90TWh 천연가스 절약 및 1,250만톤의 CO2-eq 감소를 목표하고 있다. 열에너지에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에너지안보에 있어 중요한 의미다.


■ 글로벌 섹터커플링(P2H) 현황은


재생에너지와 지역난방 보급률이 높은 유럽의 경우 히트펌프와 전기보일러를 활용해 전력-열변환 및 활용하는 P2H(Power to Heat) 운영기술을 통해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Diemem에 eboiler 150MW △독일 베를린 reuter CHP에 eboiler 120MW △함부르크 Karoline CHP의 eboiler 40MW △Wedel CHP의 eboiler 80MW △덴마크 Helsinge CHP의 eboiler 80MW △AffaldVarme ebiler 80MW 등 유럽 각국에서는 다양한 규모의 전기보일러를 통한 P2H기술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시간을 줄이거나 지역난방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기보일러 생산기업인 Inopower사는 1.9GW 이상 크고 작은 규모의 전기보일러를 유럽 각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이중 90% 이상 지역난방용 전기보일러다. 유럽에서 전기보일러는 재생에너지의 전력생산량이 높은 시간대에 나타나는 낮은 전기요금 또는 마이너스 전기요금을 활용(실시간 전력시장)해 기동하거나 30초 빠른 Ramping Speed(0→100%)를 바탕으로 전력시장에 직접 참여해 전력계통에 예비력을 제공해주는 유연성 자원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 한난이 P2H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실현은 글로벌 필수과제가 됐다.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을 위한 공통적인 전략으로 발전원의 탈탄소화 즉 재생에너지 확대 보급과 전기화, 산업공정상 온실가스 감축, 수요저감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발전원에서의 재생에너지 확대는 재생에너지 특성에 따라 발생하는 변동성과 간헐성 증가로 전력공급과 수요의 동시성을 가지는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크게 저해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CF100)을 선언한 제주도의 경우 빠른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에 비례해 출력제한 명령 횟수 또한 급증하고 있으며 육지에서도 2021년부터 국지적으로 출력제한이 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고 전력계통 신뢰도 유지 등을 위해 ESS, 양수발전 등 전통적인 유연성 자원 확충과 건설비용, 부지확보 등 제약조건을 고려해 섹터커플링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비중 30% 가정 시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으로 낭비될 수 있는 전력은 연간 7.9TWh까지 발생할 수 있다.


한난은 재생에너지 증가, 에너지전환시대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전력계통을 안정화시키고 재생에너지를 확대 보급 시켜줄 P2H 섹터커플링 기술과 관련된 기초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P2H와 관련된 특허만 15건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한난이 보유한 수도권 북부에서 남부까지 연계돼 있는 열배관망과 축열조 등의 대규모 인프라와 열수요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재생에너지의 출력제한 등을 해소하고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도심 지역에서 탈탄소 및 지속가능한 열공급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연성 자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제주도에서 실증하는 P2H 시범사업과 다른점은 


두 시범사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P2H의 주요설비와 지역난방 인프라 연계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도에서 실증하는 P2H 주요설비는 약 600RT(약 2.3MW)의 히트펌프이며 한난은 20MW의 전기보일러를 지역난방 인프라에 연계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두 방식 모두 특정시간 대 수요증대를 통해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량 감소에 이바지할 수 있지만 지역난방 열그리드와 연계한 전기보일러는 전력계통에 예비력을 제공할 수 있는 속응성을 가지고 있다.

국내 전력시장에서 1차예비력(GF)은 10초 이내 응동, 5분 이상 출력유지, 2차예비력(AGC)은 10분 이내 응동, 30분 이상 출력유지로 규정하고 있다.


전기보일러(전극)는 0에서 최대부하까지 30초 이내 응동할 수 있는 빠른 속응성을 가지고 있으며 전기보일러 기동 중에는 주파수 응동운전이 가능해 국내 전력시장이 규정한 예비력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또한 한난의 지역난방시스템과 연계된 축열조 31기를 활용한다면 약 98%이상 효율로 시간당 약 3GW 이상의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해 저장, 활용함으로써 최종에너지소비를 비용효율화해 수급을 조정할 수 있으며 전력시스템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 전극보일러는 어떤 기술인가


전극보일러는 전극봉을 통해 전기를 전해수에 직접 공급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온의 이동에 의한 물 분자간 상호 마찰열을 이용해 직접적으로 물을 가열하는 방식이다.


전극보일러는 98% 이상 효율을 가지고 있으며 전기를 사용해 물을 가열하기 때문에 대기오염 배출가스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아 무탄소 열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가스보일러 등에 필요했던 연료공급 배관, 연소로 인한 배기가스 배출구(연돌)가 필요없으며 연료로 인한 폭발 등 위험에서도 자유롭다. 가스보일러 설치면적의 13% 정도로 컴팩트한 사이즈(60WM e-boiler 기준 직경 3.7m×높이 6.5m)와 간단한 구조로 운용과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력부문과 수송부문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인센티브나 의무화를 부여하는 정책들이 꾸준히 증가되고 있는 반면 열부문에서 재생에너지보급정책은 묘연하다. 


전기보일러를 활용하는 P2H는 단순히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열로 변환해 활용하는데 그치는 기술이 아니다. P2H기술은 전력계통의 주파수 유지, 실시간 수급균형 확보 등 단주기 유연성과 출력제어완화, 부하평준화 등 공급과잉에 대응하는 장주기 유연성을 제공해 열그리드와 전력그리드간 연계 시너지 효과를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전력그리드는 경직성 전원인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을 통합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연성의 이점을 누리게 될 것이며 열그리드의 경우 친환경 열생산 공급으로 전환과 동시에 기존 열공급 및 저장장치 등의 인프라를 백분 활용할 수 있어 범국가적인 비용효율 개선과 에너지자립도 향상, 에너지안보 강화 등 원전과 재생에너지 기반 카본프리 전력시스템으로 변화하는 초석이 되는 기술이 될 것이다.

실시간 시장, 보조서비스 시장 도입, 분산에너지 활성화라는 시대적인 흐름 속에 집단에너지를 활용한 P2H기술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없이 빠르게 도입 가능한 가장 현실적인 섹터커플링기술이다.


탄소중립 달성, 안정적인 전력수급 등 에너지 안보강화를 위해 열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부문에서의 보급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P2H기술이 전력계통에 제공해주는 유연성의 가치는 전통적인 발전원과는 다른 보상체계 및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 


한난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무탄소 전원을 균형있게 활용하고 전력과 열부문이 조화롭게 운영돼 실현 가능한 균형잡힌 전원믹스 및 도전적인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정부 정책에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