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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동혁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박사

"스마트 HVAC 평가센터, 공조산업
4차산업혁명 안착·지속가능 성장 기여"

HVAC 냉난방 동적성능·AI기능 평가 7종 시험장비 구축

한국산업기술시험원 (KTL)은 2020년 산업혁신기반구축사업(과제명: 스마트 HVAC 실증지원)에 선정돼 스마트 HVAC 제품의 냉난방 동적성능 및 AI기능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실증 기반인 ‘스마트 HVAC 평가센터’를 구축했다. 

이동혁 KTL 박사는 건물에너지 전공자로서 학위과정 동안 기계학습, 데이터 과학 및 시뮬레이션 관련 연구를 전문으로 수행했다. 이번 스마트 HVAC 평가센터 구축사업에 2022년부터 참여했으며 7종 장비구축 및 R&D사업을 관리했으며 건물에너지 및 AI 전문가로서 중소기업 공동연구, 학술논문 발표, 특허출원 등 기업 기술지원 및 연구 활동을 수행해 왔다. 이동혁 KTL 박사는 만나 스마트 HVAC 평가센터의 역할 및 기대효과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스마트 HVAC 평가센터의 역할은 
KTL은 2020년 산업혁신기반구축사업(스마트 HVAC 실증지원)에 선정돼 스마트 HVAC 제품의 냉난방 동적 성능 및 AI 기능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실증 기반인 스마트 HVAC 평가센터를 마련했다. 또한 냉난방기, 히트펌프, 공기조화기, 공기청정기, 환기장치 등 HVAC 제품 유형과 용량, 그리고 냉난방부하 변동에 대한 반응성, 재실자 감지 능력, 사용자 명령 인지 능력 등 AI 기능의 다양성을 고려해 총 7종의 스마트 HVAC 시험장비를 구축했으며 스마트 HVAC 기술보급을 위해 공조 및 AI 전문인력을 배치했다. 

전문 연구인력 및 구축장비를 바탕으로 스마트 HVAC 평가센터는 기업 기술지원을 통해 공조산업이 4차 산업혁명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신규 R&D사업을 발굴해 공조분야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예정이다.

■ 왜? 평가센터가 필요한가
2050 탄소중립 관련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8년 배출량기준 32.8%에 해당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부문의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가 바로 2024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건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중 상당 부분은 냉방, 난방, 환기 등 실내 열환경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이는 그린리모델링, 패시브건축 및 공조시스템의 효율화가 건물부문 탈탄소화의 핵심기술임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따라 음성인식, 비전인식, 거대언어모델(LLM), 자율제어 등 AI기술이 전 산업계에 도입되고 있으며 마케팅 포인트이자 게임체인저로써 주목받고 있다. 공조산업 역시 냉난방기, 환기장치, 공기청정기 등 에너지기기의 운영 최적화 및 사용자 편의성의 개선을 위해 인공지능(AI) 및 무선 통신(IoT)이 도입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지능형 공기조화 제품을 ‘스마트 HVAC’이라고 한다. 

스마트 HVAC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체로써 무선 통신·센서를 통해 기후변화, 재실 상태, 공간사용 현황 등 실내외 환경정보를 수집하고 기계학습기법을 통해 재실자의 냉난방 수요를 예측하고 이러한 예측정보를 토대로 매시간 최적의 운전 전략을 능동적으로 결정하는 HVAC 제품에 해당한다. 
기존 HVAC 제품과 비교한다면 스마트 HVAC의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예측기술이 수반되기 때문에 실내외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우수하고 제품에 탑재된 최적제어(자율제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건물시스템의 동특성을 모사할 수 있는 실증 인프라가 사전에 확보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동특성을 구현할 수 있는 실증 인프라가 부재해 시험평가를 통한 스마트 HVAC 기술지원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공조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실내외 가변환경 모사, 재실 패턴 시뮬레이션, 음성인식 및 비전인식 기능평가 등 스마트 HVAC 제품의 요소 기술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인 스마트HVAC평가센터를 조성하게 됐다. 



■ 그동안 사업진행 경과는
스마트 HVAC 평가센터는 국가 R&D사업인 ‘스마트 HVAC 실증지원’의 최종 산출물이며 이번 사업은 2020년 6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총 3년 7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홍익대 산학협력단, 연세대 산학협력단,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화성상공회의소가 공동기관으로 참여했으며  홍익대 화성캠퍼스 내 AI반도체융합연구동의 지하 3,300m²(1,000평)을 사업부지로 선정했다. 

참고로 기반구축사업의 특성상 장비구축에 앞서 건축이 선행돼야 한다. 이에 따라 2020년 건축설계가 진행됐으며 2021년에 착공해 2022년 8월17일에 준공했다. 이후부터 7종 스마트 HVAC 환경챔버 인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사업기간 중 문화재 발굴 및 우크라 전쟁 발발로 인해 건축 준공이 예정보다 약 8개월 지연돼 장비 구축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국가연구시설 장비심의를 사전에 획득하고 장비구축 프로세스를 면밀히 점검했으며 주요 자재를 사전에 확보하는 등 리스크관리에 최선을 다했다. 결과적으로 2022년 12월 1~2차년도 도입장비 3종(가정용, 상업용, 음성인식용 스마트 HVAC 환경챔버), 2023년 4월 3차년도 도입장비 1종(건물설비용 스마트 HVAC 환경챔버), 그리고 마지막 3개 장비(비전인식용, 소형·대형 공기청정기용 스마트 HVAC 환경챔버) 구축을 2023년 11월 완료했다. 

또한 지난해 11월2~3일에는 ‘2023 음성인식 어워드’ 대외행사를 개최해 ‘음성인식용 및 비전인식용 스마트 HVAC 환경챔버’의 가능성 및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11월16일 KTL 자율주행기술연구센터와 합동으로 센터 개소식을 개최했으며 산업부, 국회, 경기도, 화성시 등 사업관계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 산업부 산하 공공연구기관으로서 스마트 HVAC 기술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기술지원을 다짐한 바 있다. 

남은 기간 역시 순항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사업기간에 걸쳐 특허 및 논문발표를 통해 스마트 HVAC 관련 전문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왔으며 공동연구, 기술이전, 기술지도 등 HVAC분야 기업지원을 꾸준히 하는 등 스마트 HVAC기술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이번 R&D사업의 성공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 현재 구축된 시험설비 현황은
이번 사업을 통해 마련된 7종의 스마트 HVAC 환경챔버는 △가정용 동적 가변환경 조성가능 스마트 HVAC 환경챔버(냉난방 능력 20kW급) △상업용 동적 가변환경 조성가능 스마트 HVAC 환경챔버(냉난방 능력 120kW급) △건물설비용 동적 가변환경 조성가능 스마트 HVAC 환경챔버(냉난방 능력 200kW급) △음성인식용 훈련 및 랜덤테스트 가능 스마트 HVAC 챔버 △비전인식용 훈련 및 랜덤테스트 가능 스마트 HVAC 챔버 △소형 실시간 오염원 모사가능 공기청정 시험장비(공기청정기, 체적 30m³) △대형 실시간 오염원 모사가능 공기청정 시험장비(공기청정기, 체적 180m³) 등이다. 

먼저 동적 가변환경 조성가능 스마트 HVAC 환경챔버(가정용, 상업용, 건물설비용)는 추종 제어를 통해 실내 및 실외의 온도, 습도, 현열 부하 및 잠열 부하의 시계열 패턴을 물리적으로 구현할 수 있어 에너지효율 표준시험(정적부하시험)과함께 동적부하 조건에서 에너지효율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장기간 훈련 및 랜덤테스트를 통해 실내외 환경변화 및 기기 운전 히스토리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 HVAC의 핵심기술인 모델 예측제어(MPC: model predictive control 및 강화학습 기반 자율제어(reinforcement learning-based autonomous control)를 구성하는 데 기반 정보로써 활용될 수 있다. 

실내측 챔버의 경우 공간크기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조명디밍제어를 통해 조도(illuminance)도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실내 환경조건을 모사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비유하면 농업분야의 스마트팜과 같이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고 기후변화, 재실패턴, 냉난방부하 변동 등을 자유롭게 제어해 스마트 HVAC 실증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능형 공조제품이 가진 본연의 성능(환경변화에 대한 반응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음성인식용 및 비전인식용 스마트 HVAC 환경챔버는 동적 가변환경 조성가능 스마트 HVAC 환경챔버 역할(냉난방 동적 성능시험)과 함께 동시에 제품에 탑재된 음성인식기능(사용자 명령 이행능력) 및 비전인식기능(재실자 행동에 대한 반응성)에 대한 평가를 병행할 수 있는 일종의 융복합 시험장비다. 
음성인식용 스마트 HVAC 환경챔버는 KS B 6970(실내 서비스 로봇을 위한 음성인식 성능평가방법) 규격을 준용해 소음제어가 가능한 반-무향실 구조(hemi-anechoic room)로 돼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냉난방 동적 부하조건에서 사용자 음성 명령에 대한 에너지기기의 반응성을 관측할 수 있다. 

비전인식용 스마트 HVAC 환경챔버는 재실자 행동에 대한 공조제품(냉난방기, 환기장치 등)의 반응능력을 평가하는 것을 주 목적이며 크기 및 형태가 상이한 개별 실내 공간(안방, 거실, 주방 등)을 최대 6개(공조공간은 5개까지)까지 구성할 수 있다. 이동제어 및 발열제어가 가능한 테스트-봇을 통해 실내에서 재실자 행동을 모사할 수 있어 제품 시험평가 과정에서 인체 활동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다수의 실화상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및 모션감지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HVAC 제품에 특화된 비전인식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데이터베이스 (실내외 환경변화, 기기 운전 히스토리, 재실 패턴 등)를 확보하기 위한 시뮬레이터로도 활용될 수 있다. 

소형·대형 실시간 오염원 모사가능 공기청정 시험장비는 공기청정기의 동적성능시험이 평가할 수 있으며 실내외 미세먼지 (PM10, PM2.5, PM1.0) 및 CO₂농도 또는 발생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또한 비전인식용 스마트 HVAC 환경챔버와 결합해 냉난방 및 재실조건에서 요리 등으로 인해 실내에서 발생한 공기 오염물질 및 침기, 환기에 의해 실외로부터 유입된 공기 오염물질의 거동을 동시에 모사할 수 있다. 모든 장비들은 현재 국가과학 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등록이 완료된 상태이며 활용단계에 있다. 

■ 기대 효과는
건물부문 탄소중립의 핵심전략으로써 현실세계(physics-driven)와 가상세계(data-driven)를 실시간으로 동기화하는 방법론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 따라 HVAC 하드웨어기술과 기계학습, 인공지능 등 데이터 기반 스마트기술이 결합된다면 에너지기기에 잠재된 운전 최적화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비용 및 건물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스마트화에 따른 공조 산업의 위상 제고, 기업매출 향상, 산업경쟁력 확보,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등 우리가 얻게 될 사회적 효과 역시 상당할 것으로 사료된다.

■ 향후 사업 방향은
스마트 HVAC 평가센터는 AI-HVAC 연계 기술과 관련된 특허, 논문 등 기술지원을 위한 지식 인프라를 축적해 왔으며 공조분야 산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 기술지도 등 역시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다. 기반구축사업 종료 후에도 이러한 기업 기술지원 경험을 적극 살려 공공연구기관으로서 기업기술지원의 소임을 다할 것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연구활동을 위해 이번에 구축한 7종의 스마트 HVAC 환경챔버를 활용해 신규 R&D 역시 발굴해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 및 화성시와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2024년부터 2028년까지 관내 기업을 대상으로 시험인증 수수료 감면 혜택을 제공(경기도 기업: 15%, 화성시 기업: 20%)해 스마트 HVAC 기술개발에 소요되는 공조산업체의 부담을 덜어 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