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설비업계는 내진설계 시 책임기술자에 대한 정의와 정당한 대가기준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설비설계협회 소음진동·내진위원회는 기계설비 내진설계 책임기술자 업무 역할을 명시하는 ‘내진설비 설계기준’ 제정에 앞장서 왔으며 제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진설비 설계기준 제정에 앞장서고 있는 우창호 설비설계협회 소음진동·내진위원회 위원장(엔에스브이 전무)을 만나 국내 내진설비시장 동향 및 내진설비 설계기준 제정 배경, 제정에 따른 기대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내진시장은 크게 소방시설과 기계설비분야로 나뉜다. 건축시장 위축으로 2016년 소방시설의 내진설계 기준이 제·개정된 이후 설계공법 및 기준 정착 안정화로 전체 집계가 어렵지만 전년보다 낮아진 약 6,000억원 수준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기계설비분야는 특등급 건물을 대상으로 한 청사, 종합병원, 학교 등 내진설계 적용과 1등급 데이터센터에서도 발주처 협의에 따른 중요시설의 내진설계 적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건축시장은 관련 제도에 의해 내진설계 반영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시공사가 설치를 위한 실시 설계도서에 반영되는 내진공법설계 용역비용 반영은 발주처와 건축사에서 받지 못해 최소한의 공사비 책정을 위한 내진공법 적용 상세도와 공사시방서, 공사견적서만을 제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건축물 내진설계기준에서의 설계 정의의 차이가 가장 크다. KDS 41 10 05 6.2 건축구조기준 총칙에서 건축설비(기계·전기 비구조요소)는 시공자가 작성한 시공상세도서를 책임건축구조기술자가 구조의 적합성과 구조안전(구조계산, 해석, 유연성, 기능 유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내진설계라고 정의하고 있다. 국내 건설 입찰방식을 통한 발주조건에서는 시공자가 시공을 하기위한 설계성과물은 건축법 시행령 제91조의 3항 및 기계설비법에 의해 기계설비설계자가 모든 공정의 예산과 설치공법, 계산과 시방서 등 검증된 설계성과물을 제출하게 돼 있다. 이중 특등급대상 건물과 발주처 요청사항으로 내진설비가 반영돼야 한다면 기계설비 설계단계에서부터 내진설비가 반영돼 시공사가 예산 집행 계획과 함께 기계설비 착공 신고가 될 수 있도록 엔지니어링 설계용역 발주가 추가돼 관리되는 것이 기본이다. 

현재 기계설비설계 중 방음 및 방진설비 설계는 엔지니어링 등록 소음진동방지 전문업체에서 협업해 설계성과물을 지원한다. 내진설비도 관계전문기술자(책임기술자)에 의해 장비의 특성, 장착물의 공법에 따른 지지방식, 장비설치방법에 따른 설치구조물의 규격 및 한계, 보강지지대의 추가설치, 배관 및 덕트시스템 등 설계단계별로 검토해 설계성과물을 작성돼야 한다. 

현행 설계단계에서 건축구조기술자가 기계설비설계에 참여해 설계단계별 검토 및 성과물을 직접 작성하는 사례는 전무하다. 일부 기계설비 내진전문기술자가 건축설계사에서 분리발주받아 내용대로 변경없이 시공하는 조건으로 내진계산 및 설계도서를 작성하고 건축구조기술자와 협업해 구조의 적합성과 구조안전성을 확인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시공사에서 발주처와 협의 후 건축, 기계, 전기 등 복합시공 검토 시 장비용량 변경, 위치 변경, 설치상세도 공법 변경, 계통 변경 등 설계단계에서 제시된 시공상세도서와 다르게 조치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착공 전에 기계설비 구조 적합성과 구조안전성은 별도 건축구조기술자와 검토 용역을 통해 진행돼야 한다. 즉 내진설계 대상이 되는 건축물은 설계단계에서 기계설비 설계용역사와 협업해 기계설비 내진설계 책임기술자가 예산 및 설계성과물을 작성할 수 있도록 추가 엔지니어링 용역대가를 받고 진행하고 시공할 때 시공사에서 제출한 시공상세도를 엔지니어링 용역대가를 받고 건축구조책임기술자가 검토하는 절차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내진 특등급의 구조물은 설계지진 후에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내진 특등급 구조물 내 대부분의 비구조요소 중요도계수(IP)는 1.5로 설계돼야 한다. 기능유지가 요구되는 기계설비 제조자는 정밀 해석과 진동대 실험 등을 통해 해당 설계지진 시에도 위험물질이 유출되지 않음을 증명해야 한다. 다행히 지난 3월3일 SPS-F KOCED 0022-7484 건축물 비구조요소의 내진성능평가를 위한 동적 시험방법이 제정됐다. 다만 이번 표준은 비구조요소의 내진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방법을 제공하는 것으로 표준에 따른 시험 결과 자체가 내진성능평가 결과는 아니므로 빠른 시일 내 기계설비 단체인증업무를 수행하는 협회에서 각 기계설비별 내진성능 인증기준을 제정해 단체인증제도를 통해 내진성능 단체인증 제품을 기계설비설계에 반영되는 시스템으로 내진설계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내진설비 대상 건축물의 기계설비 착공전 확인과 연계한 성과물 작성 시 기계설비 내진설계 엔지니어링 대가를 반영해야 한다. 

또한 내진 성능기능 유지에 따른 기준 제정 및 제조사 인증 취득을 위한 정부 지원으로 해외 진출 및 수출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 기계설비법 기계설비 기술기준 내 기계설비 내진성능기준 추가 개정과 기계설비 내진설계 매뉴얼 및 지침작성 연구용역이 필요하다. 

2019년 3월 KDS 41 17 00 건축물 내진설계기준이 제정되면서 기계비구조요소 내용이 첨부돼 있어서 내진설비 설계기준을 별도로 제정할 수 없었다. 이후 2020년 6월 기계설비법 제정과 2021년 6월 기계설비기술기준 고시에 따른 내진설비의 설계가 기계설비 설계사에서 설계성과물로 예산과 공법이 제출돼야만 시공이 가능하다는 많은 민원이 발생했다. 건축구조기술사의 시공시 검토되는 내진검토 용역비용과 건축사의 대가없는 기계설비설계 포함 용역발주로 시공도서의 품질과 설계변경 등 현장의 애로사항이 대두돼 대한설비공학회에서 관리되는 설비분야로 기계설비의 내진설비 설계기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 6월 건설기준 코드체계 전환에 따라 코드화로 통합 정비 시 KCS 31 50 10 내진설비공사 표준시방서로 제정, 관리되고 있으며 KDS 내진설비 설계기준 제정 추진과 함께 기계설비법에 맞춰 관련내용을 전면 보완을 추진했다. 내진설비 책임기술자 선임과 KDS 41 17 00 기준을 준용하면서 중분류돼 있던 각 장비별 내진설비 적용을 내진설비종류에 따른 설계방법과 기계설비의 설치위치에 따른 설계방법, 배관 및 덕트시스템으로 설계기준을 마련했다.

■ 기계설비법상 내진설계 책임기술자에 대한 정의는 

기계설비 내진설계책임기술자는 기계설비의 내진설계 관련 업무를 책임지고 수행하는 자로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제21조에 따른 소음진동분야 엔지니어링사업자에 등록된 특급기술자 또는 ‘기술사법’ 제6조에 따른 소음진동분야 기술사사무소에 등록된 기술사를 의미한다. 특히 설비분야의 관계전문기술자로서 ‘기계설비기술기준’ 고시(제2021-851호) 제8조(기계설비의 설계 및 시공기준) 12. 방음·방진· 내진설비를 기계설비설계자와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술자를 의미한다.  

기계설비기술기준 제10조(기계설비 설계대가 적용 등)에 따라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제31조, 산업통상자원부 유사 소음·진동 엔지니어링 표준품셈에 근거한 실비정액가산방식을 적용해 적정한 대가를 선정, 제시한다. 용역대가 산정시 엔지니어링 노임단가, 건축물 용도, 면적기준, 검토요소에 따른 보정계수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지난해 설비설계협회를 통해 내진설계 용역 가이드라인은 위원회를 통해 제공했다.  

국토부에서 KDS 내진설비 설계기준이 심의에 통과된다면 엔지니어링 용역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계설비설계자와 내진설비책임기술자가 협업해 시공편의성을 증대하고 예산편성에 대한 근거를 확보해 설계변경업무가 많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건축구조기술자가 시공자의 현장여건이 반영된 시공도서의 검토 승인된 공법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설계단계에 재반영하면 표준공법 개발과 설계단계 BIM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어 선진화된 설계공법이 정착될 수 있다.

 

■ 업계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계설비설계 중 내진설비도 건물의 환경적 가치, 경제적 가치, 편의성 및 쾌적성, 건물의 가치 향상, 특히 건물의 안전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축물이 내진설비가 적용되는 대상이 된다면 기계설비 설계용역계약 체결 시 전문업체 내진설계책임기술자와 내진설계 실비정액방식에 따른 업무범위, 성과물, 수행 소요기간, 비용 등을 협의해 건축사에게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 계약해야 한다. 

기계설비는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창의적이며 전문적인 업무다. 설계용역 결과물의 품질을 향상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이해해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기계설비 엔지니어링 용역대가의 안정성을 높이고 설계시스템 개발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내진관련 용역수행 전문업체도 기계설비법 시행으로 기계설비설계의 중요성과 이에 따른 설계 책임도 무거워진 만큼 무상으로 전문성 없는 설계 성과품 제공은 지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