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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인터뷰] 이상녕 현대화학공업 회장

“통찰력 기반 선제적 기술개발
국내 EPS 단열재시장 선도”
난연 스티로폼 조기 개발‧외사 협력 등 차별화
EPS 단열재 경제성‧친환경성 등 경쟁력 부각
탄소중립 고려 단열성능‧재활용성 강화 주력


“현대화학공업은 업계 최초로 소재자체의 화재안전에 대한 연구개발로 난연 스티로폼 제조기술을 확보했으며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을 중요시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전 세계적 과제인 건물부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EPS 단열재 특유의 친환경성‧경제성 등 강점으로 제품성능을 향상시켜 국내 단열재시장을 주도하는데 일조하겠습니다”

현대화학공업은 지난 1986년 경기도 수원에서 현대수지를 설립하며 사업을 시작할 당시 타사대비 차별화를 고려해 설비 12기를 배치하면서 시작했다. 진취적인 구상을 통해 변화를 추구했으며 원칙에 입각한 경영철학을 통해 고효율  단열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2005년 업계 최초로 생산자동화 설비를 증설했으며 2년 후 ‘난연재가 코팅된 스티로폼 및 그 제조장치와 방법’ 특허를 취득하며 국내 EPS 단열재기업 최초로 난연성 단열재를 제조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화재안전 강화 움직임에 발맞춰 준불연 기반의 각종 제품을 제조했다. 초기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입자코팅기를 제작했으며 초기에는 페인트를 준불연화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현대화학공업은 충북 진천에 위치한 공장에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공급한 난연액을 활용해 준불연 EPS단열재를 생산하고 있다. EPS 제품의 안정적인 품질확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노력의 결실로 심재준불연 EPS 단열재인 ‘듀오HD보드’ 개발 및 양산에 성공해 현재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국내 KOLAS 인증기관으로부터 실대형화재시험 등 화재안전시험을 통과해 심재준불연 성능을 인정받은 듀오HD보드를 양산하는 현대화학공업의 이상녕 회장을 만나 국내 단열재시장에 대한 시각과 타사대비 경쟁력, 향후 시장전략 등에 대해 들었다.

■ 국내 단열재시장을 평가한다면
현재 국내 단열재시장은 많이 왜곡돼 있다. 단열재별 장단점을 고려하는 한편 장기적 단열성능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장기열전도율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얼마전 KS기준 개정으로 장기열전도율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고 향후 국토부가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상 이 부분을 적극 반영할 것인지 여부가 기대된다.

또한 장기열전도율 도입을 통해 단열재별 선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는 점과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단열성능을 유지하는 제품생산 및 판매가 촉진될 수 있어 업계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PS 단열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독일은 3개월 단위로 실내‧외 보관을 통해 단열재 자체가 머금은 가스를 배출시키는 숙성과정에 노력을 기울인다. 이처럼 국가가 단열재 성능에 대한 명확한 표시방법 등을 바탕으로 단열재별 장단점을 고려한 품질관리 방안을 도입하길 기대한다.

또한 단열재 종류별 산업계가 각자 배타적 영역을 형성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시장을 상향평준화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 단열재 특성이 존중됐을 때 건축물 전체적으로 환경과 필요에 따라 최적성능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업계는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본인들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유도하려는 의도를 갖고 일방적인 입장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조화로운 업계 분위기를 형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업계가 공생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와 같은 형태로 논의를 이어갈 경우 단열재는 화재안전성에만 매몰돼 심재준불연을 논의하는데 그치게 된다.

EPS 단열재의 경우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특성을 친환경성으로 부각해 탄소중립을 돕는 자재라는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 그러나 화재안전 강화라는 이슈에 묻혀 이러한 장점이 다소 가려졌다.

현재 단열재시장은 국가 주도의 화재안전강화 움직임에 따라 무기질 바탕의 난연액을 투입함으로써 준불연성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단열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생겨나는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 그동안 사업성과는 
현대화학공업은 국가 차원에서 심재준불연을 중심으로 화재안전성능을 강화함에 따라 독일의 바스프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함께 실대형 화재시험을 준비하면서 단열재 화재안전성 관련 노하우를 공유했다.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되는 이러한 과정을 계기로 많은 국내기업들이 준불연 제품개발에 나서게 됐으며 어려운 도전이지만 화재안전성능이 강화된 유기제품을 생산함으로써 미래를 도모하게 됐다는 순기능이 의미가 있다.

현대화학공업은 이러한 과정에서 글로벌기업과 기술협력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했으며 건설연과 협력해 제품개발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시공사나 마감재기업 등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EPS 제품을 안정적 품질로 양산함으로써 국내 단열재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 타사대비 경쟁력은
타사와 차별성을 마련하기 위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현실의 어려움을 마주했지만 타협하지 않고 우직하게 한 길만을 묵묵히 걸어왔다고 자부한다. 준불연을 타 기업보다 먼저 연구‧개발해온 것도 그에 대한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화학공업이 준불연 관련 연구개발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03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화재가 발생했을 시점이다.

당시 준불연 건축용 페인트를 만들기 위해 유명 페인트 회사에서 주요 인력까지 영입해 본격적인 준불연 성능에 대한 연구에 돌입했다. 당시 연구개발했던 데이터는 현재 심재 중심의 준불연 확보를 강조한 현대화학공업 EPS 단열재의 준불연성을 높이는데 초석이 됐다.


■ 화재안전성 강화조치에 아쉬움은
심재준불연을 강조한 화재안전성 강화 조치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지만 생존을 위해 정부 정책에 따라야 했다. 결국에는 법적 기준을 만족하는 수준에 다다랐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으며 업계에도 거대한 혼란이 불가피했다.

유기단열재 화재안전성 강화가 어려운 이유는 유기단열재가 열가소성 소재이기 때문이다. 단열재는 크게 열가소성과 열경화성을 띠는 소재로 구분되는데 열경화성을 띠는 우레탄이나 PF 등 소재에 열을 가하면 탄화막이 형성돼 형태가 변형되지 않는 반면 EPS 단열재는 용융‧기화돼 형태가 변하는 열가소성을 띤다.

그러나 열가소성 소재가 열등한 것이 아니다. 열가소성 소재는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소재 특성에 따라 장단점이 있음에도 화재안전만 강조돼 단열재 본연의 역할인 단열성 강화라는 본질이 흐려지고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 환경을 고려한 재활용을 통해 CO₂ 배출량을 저감하는 역할을 잊고 있으며 단열재 심재 화재안전성능 강화로 인해 순식간에 이러한 강점이 무너졌다. 

이처럼 모든 화재안전성을 감안해 토치시험에서 타지 않을 정도로 제품을 만들었지만 문제는 단열성능을 좌우하는 열전도율이 하락한다. 현재 준불연을 만족하면서 단열이 우수한 가급 단열재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화재에 강한 무기질로 제조된 난연액으로 코팅하면 열전도율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 중장기 시장전략은
현대화학공업은 열전도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소재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신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제품성능 개선을 위해 3만3,058m² 규모의 공장을 증설해 설비를 확장하고 있으며 국가적으로 추진 중인 탄소중립 달성을 비롯해 지속가능성, 미래지향성 등을 고려해 EPS 단열재 성능향상을 목표로 집중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 주력제품 특장점은
주력 제품인 듀오HD보드는 EPS 단열재로서 생산단계부터 장기적인 성능유지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일관적인 고품질 자재특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EPS 수지에 불연성 무기물을 특수 처리한 제품으로 기존 EPS 단열재대비 건축물 화재발생으로 인한 화재확산, 유독가스 발생 등 문제점을 개선해 건축법 및 KS에 따른 준불연 성능에 부합한 제품이다.
업계에서 현대화학공업만큼 EPS 단열재를 오랜시간 연구‧개발해온 기업이 드물며 특장점 오랜 경험을 통해 안정적 성능 확보했다는 특장점이 있다. 또한 EPS 단열재만이 가질 수 있는 경제성, 친환경성 등을 통해 탄소중립에 부합한 자연친화적인 건축자재로써 강점을 가졌다.

■ 최근 주목하는 문제는
중국산 저가단열재의 유입이 큰 문제다. 중국산 PF 단열재는 오랜기간 숙련된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PF 단열재 이상의 성능을 자랑한다. 문제는 EPS 자체가 단가가 낮게 책정되다보니 중국산 저가 단열재와 경쟁을 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숙제다.

중국산 저가 PF 단열재가 우수한 화재안전성능과 동시에 뛰어난 단열성능까지 보유하고 있어 현재 EPS 단열재를 주요 제품으로 다루고 있는 업계는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통상 PF는 단열성, 화재안전성에서 우세하며 친환경성, 경제성에서 열세이므로 EPS와 경쟁이 가능했지만 중국산 PF는 단열성, 화재안전성에 더해 낮은 단가로 경제성까지 내세우고 있다. EPS가 친환경성으로 차별화를 위해 애쓰지만 가격적 측면에서 그들이 만만치 않은 형국이어서 이에 대한 고민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유기단열재시장에서 EPS 단열재만이 유일하게 친환경성을 가졌다는 점과 그중에서도 현대화학공업의 듀오HD보드가 우수한 자재로 입증받았다는 점을 무기로 중국산 단열재와 경쟁에 승리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업계는 기업상호간 공존할 수 있도록 기술적 협력을 통해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시장에 진출해야만 업계가 특정집단에 의해 편중되지 않으면서도 건축물 화재안전강화, 국가적 탄소중립 목표 등에 부합할 수 있다. 단일한 목표를 향해 머리를 모아 고민하고 결과를 도출해 공동선을 실현해야 한다. 

현대화학공업은 몇 안되는 EPS 단열재 선도기업으로 공생을 위해 업계 전반적으로 합심하고 이러한 공동의 목표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소수 준불연 단열재기업 중 하나로써 가등급에 이르는 단열성능 향상을 달성하기 위해 만전을 다할 생각이다.

단열재가 벽체 내부에 매립되는 특성으로 인해 소비자가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데 최근 강화된 화재안전법규, 에너지효율 극대화 움직임 등과 맞물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단열재의 중요성이 강조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환경 관련 이슈가 배제된 채로 단열재의 난연성만 강조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건축자재로서 단열재는 단열성 강화를 통한 에너지효율향상과 탄소중립 달성에 맞는 친환경성 등이 강조돼야 한다. 모든 화재원인을 단열재 심재준불연만 강조하는 것은 작은 부분에 매몰돼 단열재 본연의 성질을 해치는 것이다. 자칫 화재를 피하려다 기후위기를 맞닥뜨릴 수 있으므로 탄소중립의 주요 축인 건물부문, 건물부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자재인 단열재의 단열성능이 보다 강조돼야 하며 기후위기에 따른 인류공멸을 회피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