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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현준 잘그린건축연구소 소장

“냉난방·환기·가습 복합공조기, 학교 교실 IAQ 개선효과 확인”
서울컨벤션高, 환경개선 시범사업 시행…향후 실증자료 활용 기대

학교 실내공기질(IAQ) 관리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복합공조기를 활용한 교실IAQ 측정연구를 진행한 결과가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서울컨벤션고등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복합공조기 교실환경개선 시범사업 공기질 측정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용역은 우원엠앤이가 총괄기관을 맡았으며 △한국실내환경협회 △교육시설인협동조합 △KT △잘그린건축연구소 △대한미세먼지예방협회 등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용역에 활용된 복합공조기는 천장카세트형 하이브리드 공조기로 냉난방·환기·가습·제습·공기청정 기능을 단일기기로 수행할 수 있는 제품이다. 실외기와 연결된 히트펌프 방식으로 냉난방을 수행하며 단일팬으로 일체화된 챔버를 구성한 콤팩트 제품이라는 특징이 있다.

전열교환소자, 프리·헤파필터를 장착해 열회수형 환기와 청정공기 유입 및 바이패스를 통한 공기청정이 가능하다. 또한 UV램프, TiO₂ 촉매제, 고성능 3단식 항균필터를 통해 공기를 살균하며 냉매 또는 냉온수코일을 통해 여름철 냉방·제습 및 겨울철 난방을, 살균식여재를 사용해 기화식 가습을 수행한다.

연구용역 결과 기존 EHP, 공기청정기를 사용한 대조군 교실대비 실험군 교실에서 쾌적도, IAQ, 소음 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민현준 잘그린건축연구소 소장을 만나 결과에 대해 들었다.

■ 연구목적 및 방법은
이번 연구는 시중에 개발돼 유통 중인 복합공조기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실증·시범사업으로 진행됐다. 서울컨벤션고를 대상으로 복합공조기가 설치된 교실과 미설치된 교실의 실내환경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비교해 IAQ 개선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시행됐다.

서울컨벤션고는 강동구에 위치해 2009년 사용승인됐으며 철근콘크리트조로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1만4,813㎡ 규모의 교육연구시설이다.

측정일인 2021년 6월29일 외기조건은 △온도 26.1℃ △습도 66.7%RH △PM2.5 25㎍/㎥ △PM10 44㎍/㎥ △CO₂ 273ppm △HCHO 0㎍/㎥ △TVOC 344㎍/㎥ △CO 1.45ppm △O₃ 0.123ppm 등이었다.

실험군·대조군 설정은 같은 층, 같은 학년, 인접공간에 위치한 교실을 지정했으며 1학년, 3학년 각 2개, 총 4개 교실을 학생들이 주로 활동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측정했다.

측정항목은 △온도 및 습도 △쾌적도(PMV-PPD: 예상평균온열감-예상불만족도) △소음 △초미세먼지 및 미세먼지 △HCHO △TVOC △CO₂ △CO △O₃ △NO₂ △TVOC 등으로 이를 통해 온열환경, IAQ, 음환경 등을 평가했다.



■ 측정결과는
온열환경 측정결과 교실 내 온도 및 습도는 대조군과 실험군 모두 유지·권고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온열환경의 쾌적성 평가척도인 PMV-PPD 측정결과 역시 기준범위 내에 있었다.

다만 PMV 측정값의 경우 실험군이 대조군보다 약 84%, PPD 측정값의 경우 실험군이 대조군보다 약 25%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IAQ 측정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 항목이 기준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험군이 대조군보다 더 개선된 결과를 도출했다. 초미세먼지는 복합공조기가 설치된 실험군 교실이 대조군 교실에 비해 1·3학년 각각 57.1%, 67.2% 저감돼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좋음 수준으로 개선됐다. 또한 부유세균은 대조군대비 실험군이 71.5%, 62.3% 저감돼 기준치의 평균 1/100 수준을 유지했다.

CO₂는 대조군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반면 실험군에서는 기준치를 만족하는 결과가 측정됐다. 1학년 대조군은 측정시간 중 평균 2,718ppm으로 나타나 기계환기장치 사용 시 기준치인 1,500ppm을 초과했으며 3학년 대조군 역시 평균 1,653ppm을 기록해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에 비해 복합공조기가 설치된 실험군의 경우 1학년 교실은 1,245ppm, 3학년 교실은 970ppm으로 각각 54.2%, 41.3% 저감돼 기준치 이하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업종료시간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는 대조군이 10.5㎍/㎥(3학년)와 7.0㎍/㎥(1학년)으로, 실험군이 1.2㎍/㎥(3학년)와 1.3㎍/㎥(1학년)으로 측정돼 각각 88.6%, 81.5% 감소해 평균 7배 정도의 농도 차이를 보였다.

실내소음 측정결과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기준치인 55dB 이하 수준을 만족했지만 음환경 역시 IAQ와 마찬가지로 실험군이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대조군의 경우 측정시간 평균 49.6dB, 50.3dB을 기록한 것에 비해 실험군은 47.5dB, 41.7dB로 측정돼 약 15% 더 조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구의 특징은
공조기 중에서도 여러 가지 기능을 결합한 복합공조기라는 개념이 흥미롭다. 학교 교실에서 EHP, 공기순환기(열회수형 환기장치), 공기청정기 등이 없이도 냉난방, 전열교환, 공기청정을 할 수 있으며 이에 더해 제습·가습을 통한 습도조절까지 가능하다.

이번 연구가 진행된 컨벤션고는 2009년 사용승인돼 비교적 여건이 양호한 학교에 해당한다. 또한 측정 당일 외기조건도 양호한 편이었다. 극명한 비교결과를 보이기 어려운 조건이었음에도 개선효과가 뚜렷하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특히 IAQ측정에 있어 수업형태나 학생들의 활동양식 등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따라 실험군의 조건이 대조군보다 열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측정값이 도출됐다. 당초 실험·대조군 선정 시 유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모두 이론수업인 교실을 선정했지만 대조군은 자습형 학습으로 조용하고 이동량이 없었던 것에 비해 실험군은 발표형 학습으로 떠들썩하고 다수 학생의 이동이 있었다. 만약 동일 조건으로 측정했다면 더 큰 차이를 도출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 향후 연구활용·확장 가능성은
이번 측정 결과를 통해 학교 교실 내에서 실제 수업이 이뤄지는 환경에서 각종 IAQ 관련요소를 측정함으로써 실제 교육환경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의미가 있다.

객관적 실증자료 확보를 통해 향후 미세먼지, 바이러스 저감, CO₂ 농도 유지 등 교실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수행 시 유용한 실증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가 종식되지 않은 상태로 전면 등교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최근의 현실을 감안할 때 교실 공기질 개선은 곧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중차대한 일이다.

최근 그린뉴딜 대표사업으로 진행 중인 그린스마트스쿨사업, 그린리모델링 등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이 IAQ개선 등 쾌적·건강을 위한 부분인 만큼 복합공조기의 에너지절감 성능을 비롯해 학교, 건물부문에서의 효과를 살펴볼 수 있는 데이터가 마련된다면 더욱 의미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